2020-01-11 16:19  |  아트&아티스트

사비나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사비나미술관 | 2020. 01. 03. - 04. 25.
21명의 아티스트들의 회화 , 조각 , 영상 , 드로잉 , 설치 , 사진 등 76점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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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을 전시하는 은평구 진관동 사비나미술관 전경 / 사진=사비나미술관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사비나미술관은 2020년 신년특별기획전으로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을 3일부터 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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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 전시배너 / 사진=사비나미술관

특별기획전 제목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서 말하듯이 창작에 영감을 주는 최초의 이미지를 발견한 생생한 순간과 그 특별한 발견을 실행으로 옮겨 창의적 행위로 통합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 전시다.

'단순한 발견'을 '뛰어난 영감'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21명의 작가들의 독특한 예술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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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 전시전경 / 사진=사비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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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 전시전경 / 세렌디피티적 발견을 경험한 참여 작가들의 흥미로운 일화와 사례, 작가노트를 전시 / 사진=사비나미술관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 - 기획의도(사비나미술관 학예실) -

"우연을 예술로 바꾸는 힘"

"내가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그 생각은 곧 또 다른 형태의 사물로 변화한다." - 파블로 피카소


사비나 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는 21명의 아티스트들이 창작에 영감을 주는 최초의 이미지를 발견한 생생한 순간과 그 특별한 발견을 실행으로 옮겨 창의적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통합과정을 살펴보는데 초점을 맞춘 전시다.

최초의 발견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발견의 의미는 무엇인지, 뜻밖의 발견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작품으로 완성되었는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시도로 기획되었다.

창작의 계기가 된 최초의 발견은 뜻밖의 선물(세렌디피티·serendipity)처럼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세렌디피티적 발견을 창조적 결과물로 전환시킨 대표적 사례로 입체주의 창시자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 ‘황소 머리’(194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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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Bull's Head (Tête de Taureau), 1942, Leather and metal, 33.5 × 43.5 × 19 cm, Collection Musée Picasso, Paris. / 사진=© Succession Picasso. Photo © RMN-Grand Palais (musée Picasso de Paris)/Béatrice Hatala. DACS, London 2015.

1943년 경 피카소는 자신의 아파트 주변에서 주워 모은 폐품들을 분류하다가 가죽이 늘어지고 스프링이 없는 자전거 안장과 알파벳 M자 형태의 운전대 손잡이를 우연히 발견했다. 뜻밖의 발견에 영감을 받은 피카소는 이것들을 배열하고 조합해 안장은 황소머리, 운전대 손잡이는 황소 뿔로 변신시킨 신개념의 조각품을 창조했다.

누구나 무심코 보고 지나칠 수 있었던 폐자전거의 자전거 안장과 운전대 손잡이인데도 오직 피카소의 예리한 눈만이 뿔이 달린 황소머리를 볼 수 있었고 피카소는 우연한 발견이 위대한 창조로 이어지는 창작방식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창조의 본질은 ‘발견하는 눈’

“발견의 진정한 마법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 나서는 데 있지 않다.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 -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20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 사람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한 새로운 눈은 관찰하는 눈을 의미한다.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 아이가 처음 세상을 바라보듯 호기심을 갖고 주의 깊게 대상을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관점의 변화만으로도 친숙한 풍경이 새롭게 보이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세렌디피티적 발견을 창작의 동기로 삼은 작품들은 낯익고 친숙한 것들과 이별하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아름다움의 발견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유레카는 영감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최상의 결과물

“우연(유레카의 순간)이 어떤 사람에게 일어나는지 관찰한 적이 있는가? 순간적인 영감은 그것을 얻으려고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하고 고심해 온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법이다“ - 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

창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만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은 아이디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실행’이 더 중요하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재배열, 조합, 결합’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창의적 결과물로 태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신경과학계에서는 인간의 뇌 속에서 아이디어, 발상, 영감, 계획 등이 생겨나는 과정을 ‘부화’에 비유한다.

예술가에게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예술가들은 ‘유레카!’를 외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쳤는가?

우연한 발견이 예술적 발상으로 연결되는 과정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환경적 요건은 무엇인가?

너무나 알고 싶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세렌디피티적 발견을 경험한 참여 작가들의 흥미로운 일화와 사례, 작가노트를 통해 공개된다. 유레카 신화는 창조적 아이디어나 발상이 행운이나 마법, 기적처럼 찾아온다는 선입견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름길은 없다. 위대한 발견은 관찰, 실험, 연구, 몰입, 인내심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창조적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레카는 영감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최상의 결과물이다. ‘뜻밖의 발견'을 창조물로 변형시킨 76점의 작품들은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는 물론 일반 관객에게도 미학과 예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 참여작가(가나다순) | 21명

강운, 김범수, 김성복, 김승영, 남경민, 베른트 할프헤르(Bernd Halbherr), 성동훈, 손봉채, 양대원, 유근택
유현미, Mr. Serendipitous(윤진섭), 이길래, 이명호, 이세현, 주도양, 최현주, 한기창, 함명수, 황인기, 홍순명


아티스트 강운( b.1966)

1990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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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 공기와 꿈, 181.8x259cm, 캔버스에 염색한지, 한지, 2016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이름 자체가 구름(운 雲)으로 ‘구름의 작가’ 라는 운명을 타고난 강운의 인생에는 2번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이 있었다. 첫 번 째는 ‘구름’을 작품의 주제로 삼게 된 계기다. 창밖으로 유유자적 흐르는 구름을 보게 되었다. 거기엔 시간 • 공간 • 빛이라는 물리의 3대 원칙이자 회화의 3대 구성요소가 녹아있었다. 작가는 예술의 추상적인 개념을 ‘구름’에 비유하여 전달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인식이 생겼다. 두 번째 뜻밖의 발견은 2006년에 비롯되었다. 우연히 무수히 겹쳐진 한지 배접판의 흔적에서 백색의 무한공간이자 여백을 발견한 작가는 ‘구름’을 소재로 하여 보이는 형상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사유와 철학, 우리의 인생사를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기 시작한다.

아티스트 김범수(b.1965)

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8 (Master of Fine Art) School of Visual Arts(SVA), New York,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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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Hidden Emotion, 영사기, 영화필름, 가변크기,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김범수는 1996년 미국 뉴욕 유학 시절, 벼룩시장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출연한 코카콜라 광고 상업용 영화필름을 우연히 발견한다. 구매한 영화필름을 작업실에서 펼쳐보며 필름을 채우고 있는 다채로운 색감과 인물들의 미묘한 변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스토리에서 강렬한 영감을 받는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한 장면처럼 과거의 순간적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기록된 서사적 스토리 안에서 역사와 수많은 사람의 정지된 이야기들이 작가의 편집에 의해 재해석되면서 작가만의 조형적 시각언어로 재탄생되었다.

아티스트 김성복(b.1964)

199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3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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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복,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90X40X70CM,스테인레스스틸에 크롬도금, 우레탄도장,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김성복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 연작이 탄생하기까지에는 두 번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이 있었다. 첫 번째 발견은 1970년대 초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흑백텔레비전에서 즐겨 보았던 만화 영화 '우주 소년 아톰' 시리즈의 주인공 아톰(atom)이었다. 아톰은 이름의 어원이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인 원자(atom)에서 비롯되었듯 쪼개어지지 않고 단단하다. 두 번째 우연한 발견은 1980년 중반 그가 조각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처음으로 보았던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가야산 계곡에 위치한 서산마애삼존불(국보84호)이었다. 소년 영웅 아톰과 백제인의 미소의 결합이라는 두 강렬한 이미지는 1988년도 완성된 형태의 인간상으로 나타난다.

아티스트 김승영(b.1963)

2006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과
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조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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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영, STRASBOURG, 2채널 비디오, 3분 56초, 2011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김승영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2009년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 골목길에서 우연히 목격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미지에서 비롯되었다.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한 이미지는 작가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폐허’ 그 자체로 다가왔다. 작가는 최초의 발견을 작품으로 옮겨 3년간의 제작과정을 통해 2011년'Strasbourg'을 완성해냈다. 명상적인 사운드와 함께 삶의 시선과 죽음의 시선을 교차로 보여주거나,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근원으로 도달한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과 반복에서 ‘삶’은 지속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아티스트 남경민(b.1969)

1999 덕성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1999 덕성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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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민,신윤복 화방-화가 신윤복에 대한 생각에 잠기다, 린넨 위 유채, 162x260.0cm, 2012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남경민의 우연한 발견은 2000년 5월 어느 날 석수동의 낡은 작업실 건물로 들어서던 순간부터 시작된다. 작업실의 문을 열자 항상 보던 익숙한 실내 풍경이 어제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낯설고, 동시에 자신의 은밀한 내면을 노출시키는 듯한 새로운 인상을 받았다. 작업실의 풍경이 곧 화가인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자 미술사 대가들의 작업실 연작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환희의 순간이었다. 이후 작가는 렘브란트, 마네, 세잔, 고흐, 피카소 등 대가의 작업실을 보존한 생가 및 작품이 소장된 미술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관련 자료를 수집하면서 그들의 예술세계, 삶의 흔적들을 추적했다. 이후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가의 작업실을 재현한 '화가의 방' 연작에 몰두하게 된다.

아티스트 베른트 할프헤르(Bernd Halbherr b.1964 독일)

1989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 아카데미 졸업
1997 독일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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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할프헤르, Tonhalle, 사진콜라주, 플라스틱 코팅, 지름 30cm, 2014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베른트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1993년 독일 남부 비블링엔 바로크식 수도원의 돔형식의 천장화를 본 후 시작된다. 둥근 천장에 그려진 그림은 세상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했고, 이후 세상을 완벽히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보다 깊게 몰두했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단편적인 부분을 보여준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하여, 사진을 완전한 시야로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과학과 디자인의 도시 독일 울름(Ulm)에서 태어난 베른트 할프헤르에게 치밀하게 계산된 작업과정과 과학적 사고는 어린 시절부터의 자연스러운 일련의 사고 체계로 잠재되어 있었다. 특히 1994년 학교의 전시 주제였던 ‘사진과 조형’을 계기로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완전하게 볼 수 있는 조형적인 요소로 지금까지 작품의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구(ball)를 떠올렸다.

아티스트 성동훈(b.1967)

1991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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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훈, 산 할아버지 ,스테인리스스틸, 동, 청화백자, 130cmX60cmX180cm, 2016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2009년도 국제사막 프로젝트를 위해 몽골 욜링 암 (Yolyn Am-독수리 계곡) 을 방문한 그는 마을뒤편에서 돌로 만들어진 바위산을 뛰어다니는 야생 산양을 발견했다. 현지주민들이 몽골에 서식한 산양을 산 할아버지로 부르며 오랜 친구, 가족, 수호신처럼 대하는 것을 목격한 작가는 산양의 형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구현하겠다는 창작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산양의 몸에서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구현하기 위해 성동훈은 청화백자와 전근대의 동전을 재료로 산양의 몸과 뿔을 만들었다.

아티스트 손봉채(b.1967)

1991 B.F.A.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순수미술학부 졸업
1995 뉴욕 프랫 석사 (M.F.A. Pratt_Institute.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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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채, 이주민, 폴리카보네이트에 유채, LED, 124x84cm, 201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손봉채는 우연한 발견을 통해 커닝페이퍼를 예술로 탄생시켰다. 2000년도 대학 강사 시절 시험 감독으로 교실에 들어간 작가는 투명한 OHP 필름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하던 학생의 커닝페이퍼를 압수하게 된다. 가져온 시험지와 필름을 책상에 놓고 채점을 하려고 펼치는 순간 글자가 겹쳐지며 생긴 잔상을 통해 입체의 효과를 발견하게 된다. 손봉채 작가만의 ‘입체회화’가 탄생한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입체 회화’는 장면의 공간분할이다. 물리적으로는 다섯 여개의 면으로 분할되지만 개념적으로는 시공간을 분할하여 시간과 역사를 겹겹이 만나볼 수 있다. 즉 평소에 아름답고 평화롭게 바라보던 풍경 속에 우리가 모르게 쌓여온 사연들과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을 표현하고자 한다. 본질은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대로 믿어버리는 우리 모습을 보여준다.

아티스트 양대원(b.1966)

1996 세종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서양화전공) 졸업
1993 세종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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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원, 의심-정원 318080, 광목천 위에 한지, 아크릴 물감, 토분, 아교, 커피, 린시드유, 72x42cm, 200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1997년 병원 로비에 걸린 암세포 전시를 보았다. 암세포 사진 속 형상이 검은 사람들의 무리들로 보였다. 대학 화학과 재학시절 배웠던 분자구조와 유사했으며 수많은 검은 풍선이 끈적끈적한 액체에 가득 들어차 뒤엉켜있는 느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세상 속 인간들의 모습을 암세포의 검고 동글동글한 형상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첫 출산한 신생아의 모습과 죽음의 상징인 암세포가 오버랩(overlap)되면서 지금의 동글동글하고 속이 텅 빈 검은 풍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동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뜻밖의 발견이 창작으로 이어지는데 일반물리학(권영대저),무기화학(james. E.Huheey)의 책이 큰 도움을 주었다“

아티스트 유근택(b.1965)

1997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1988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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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Fountain1, 204x148cm,Black Ink, White Powder and Tempera on Korean Paper, , 201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유근택은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분수대 앞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분수가 뿜어내는 물줄기에 매료됐다. 분수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익숙한 소재였지만 그날따라 작가의 눈에 들어오는 분수의 물줄기는 풍경에 진동을 만들어내고, 풍경을 분할하거나 해체하기도 하는 비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다. 분수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자연의 이치를 위반한다는 것, 즉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역발상적 개념이 그에게는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발견은 작가에게 폭포와 분수의 특성을 통해 동서양의 문화적인 차이를 비교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작가는 '분수 연작'을 통해 동·서양이 만나는 지점과 두 세계가 확장되는 개념을 연구하는 등 회화의 근원을 집중 탐구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아티스트 유현미(b.1964)

198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2 뉴욕대학 (NYU), 창작미술 전공, 대학원 졸업
1994 뉴욕대학 (NYU), 창작미술 전공, A.P.C 졸업 (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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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미, 풍덩(Splash), 아크릴, 가변설치, 2000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유현미의 뜻밖의 발견은 1997년 가을날 찾아온다. 작가는 아들과 함께 퍼즐놀이를 하다가 뒤집힌 퍼즐 한 조각을 발견했다. 완전한 형태의 그림을 추론하며 맞추어 가는 퍼즐의 앞면과 반대로, 그림이 없는 퍼즐의 뒷면은 내용은 없으나 구조를 갖춘 한 개의 조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순간 그림 없는 퍼즐을 목격하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하얀 퍼즐조각(무의식의 조각)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행을 담은 '그림 없는 퍼즐' 동화책을 직접 집필하며 잃어버린 무의식의 조각이 전체의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아티스트 Mr. Serendipitous(윤진섭 b.1955)

1979 홍익대학교 회화 학사
1988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 석사
2001 호주 웨스턴 시드니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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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erendipitous(윤진섭), 부러진삽(Brokenshop), 62x13cm, 혼합재료,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Mr.serendipitous(윤진섭)은 작품을 오브제로서 선택하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세렌디피티를 경험한다. 출품작 '부러진 삽'은 2010년 11월 22일 오후 3시경 지하철 구로역에서 내려 문래예술공장을 향해 걸어가던 중 보도 옆에 화단에서 발견한 것이다. 작가는 이름 없는 삽자루에 부러진 삽(Broken Shop)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곤 문래예술공장에 도착해 작가들에게 사인은 부탁하고 즉석에서 포즈를 취하여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작품을 창작하는 데에 있어도 순간적이고 변화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그의 작품은 그저 주위에서 줍거나 얻거나, 선물 받은 살아있는 관계의 흔적들과 그에 대한 작가의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 해석, 코멘트, 약간의 감각적인 드로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일련의 작품들은 제각기 다른 발견의 순간을 가지고 있지만 맹목적인 우상화를 경계-뒤샹 귀신 달래기-하거나, 비미적 선택-이를테면 타인이 무의도성으로 제작한 이불, 또는 길가다가 발견한 부러진 삽자루-을 작품화함으로써 예술작품의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한다.

아티스트 이길래(b.1961)

1989 경희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조소) 졸업
1993 경희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조소)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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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래, 천년-소나무 2019-15, 107x251(h)x53, 72x58(h)x51cm, 동 파이프,동선 산소용접,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소나무 작가’로 알려진 이길래의 뜻밖의 발견은 2001년 충북 괴산 작업실에서 대학에 출강하던 시절, 고속도로의 화물차에 적재된 동파이프를 우연히 목격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동파이프를 처음 본 순간 작가의 머릿속에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세포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는 기술문명의 상징인 동파이프와 생명의 상징인 세포의 이중적 속성을 결합한 작품 구상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잘게 자른 동파이프를 측면을 눌러 긴 타원형을 만든 후 용접으로 붙여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독창적 제작방식은 노동집약적인 직조로서의 전통적인 조각의 방법을 유지하면서도 안과 밖이 서로 동하는 구조를 통해 꽉 찬 양감에 바탕을 두며 다른 조각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아티스트 이명호(b.1975)

2003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학사과정 졸업
2006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석사과정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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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드러낸 #2_1, 종이에 잉크, 78x110xm,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이명호는 수년 간 대학 교정을 오가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한 그루 나무를 2004년 대학원시절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그 날 나무가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오롯이 보이게 되는 순간을 맞으면서 'Photography-Act Project (사진- 행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후 'Tree(나무)' 연작은 'Mirage(사막)', 'Nothing, But(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 등으로 이어지며 작업적 외연을 넓히고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신작 '드러낸' 연작은 왕궁은 사라지고 흔적만 파편적으로 남은 터를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그 사진을 칼로 긁어서 마치 도로 텅 빈 캔버스처럼 보이도록 하는 작업이다.

아티스트 이세현(b.1967)

1989 홍익대학교, 회화과
2001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
2006 첼시예술대학, 런던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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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현, Between Red_018SEP02, 린넨 위 유채, 200x200cm, 201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붉은 산수 작가’로 알려진 이세현의 뜻밖의 발견은 1989년 군복무시절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작가는 군사분계선(DMZ) 지역에서 야간보초 근무를 했는데 야간 근무 중에는 야간투시경을 사용했다. 야간투시경을 통해 바라 본 DMZ 풍경은 녹색 한 가지 색으로만 물든 신비하고도 낯선 풍경이었다. 나무와 숲이 가득한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동시에 절대로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한 비현실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이 강렬했던 시각적 경험과 신비와 공포의 양가적 감정이 투영되어 붉은 산수 연작으로 재창조되었다.

아티스트 주도양(b.1976)


2003년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2000년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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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양, Emptiness XII, C-Print, 100x200cm,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주도양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1998년 기하광학을 공부하던 시절, 렌즈의 이미지서클에 대해 알게 된 것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보몬트 뉴홀의 '사진의 역사'와 '잠상',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사진의 이론과 기법을 총망라한 바이블로 평가받는 바바라 런던의 '사진' 책을 감명 깊게 읽은 그는 1999년 대형카메라를 구입해 이미지가 생기는 원리와 구조를 연구했다.

아티스트 최현주(b.1966)

1995 홍익대학교 동양화 석사
1991 홍익대학교 동양화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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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Rebirth of Life, 130x194cm, Acrylic, 크리스탈 on canvas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최현주는 5세 무렵, 어머니가 만들어준 계란 프라이를 처음으로 보았는데 그 이미지는 마치 향기가 가득한 활짝 핀 꽃으로 보여 차마 먹지 못하고 신기해하며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탱탱한 노른자와 흰자의 조화는 수저로 건드리기조차 아까운 대상이었고 긴 세월동안 그녀의 뇌리 속에 각인되었다. 그녀에게 두 감각은 분리되지 않고 통합되었고 40년의 연구와 작품구상을 거쳐 2011년 미각과 시각을 융합한 공감감적 계란 프라이 꽃 작품이 태어났다. 청각을 그림과 융합한다는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가르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뉴미디어 매체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발상이 떠오른 순간 센서와 디지털 장치를 캔버스와 결합해 관객이 그림을 감상하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아티스트 한기창(b.1966)

1993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
2000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2006 단국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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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창, 뢴트겐의 정원, X-선필름, OH필름, 폴리카보네이트, LED프로그램, 검은철프레임, 180X272cm ,2013년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한기창의 뜻밖의 발견은 1993년 병원 진료실에 보았던 X-ray 필름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작가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진료실에서 온몸이 절단 난 상태의 본인의 X-ray 필름을 보던 그는 X-ray 필름에 담긴 뼈 이미지에서 명암의 단계적 변화들이 마치 먹의 농담처럼 나타나는데 주목하게 된다. '뢴트겐 정원'은 종이와 먹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한국화인 동시에 X-ray필름을 통해 자신이 받은 죽음과 고통의 경계에서 만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치유의 예술이었다.

아티스트 함명수(b.1966)

1992 목원대학교, 회화과
1999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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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수, Alive, 캔버스에 유채, 249X300cm, 201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함명수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1991년 우연히 자신의 작업실 책상에 놓인 '새로움의 충격 모더니즘의 도전과 환상'이란 책 표지에서 비롯되었다. 책 표지에 독일의 초현실주의 여성작가인 메레 오펜하임의 <모피 찻잔> 사진이 실려 있었는데 그 강렬한 이미지는 번뜩이는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모피 이미지는 작가의 기억 속에 새겨진 어릴 적 어머니와 누이가 털실 뜨개질 하는 모습과 결합되었다. 이후 그는 오직 붓 터치만으로 털의 질감을 모사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되었고 다양한 실험에 몰두했다. 작가 특유의 털의 질감을 재현하는 기법은 10년간의 실험과 연구를 거쳐 탄생했다. 털의 질감뿐만 아니라 차가운 금속의 질감이나, 풀의 질감 등 다양한 질감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아티스트 황인기(b.1951)

1975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1981 프랫 인스티튜드 대학원,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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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기, 방 금강전도 2017 Red, 플라스틱 블럭, 288cmX208cm, 2017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디지털 산수화’로 잘 알려진 황인기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1997년 충남 옥천의 작업실 주변을 산책하던 중 무심코 바라본 자연풍경에서 비롯되었다. 공업용 소재를 재료로 활용해 자연풍경을 표현하는 특유의 기법이 태동된 순간이었다. 그가 서울대에서 회회를 전공하기 전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융복합적 이력도 역발상적 작품구상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시대와 지역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후 머릿속 구상을 구체화하는 연구와 실험을 거쳐 ‘디지털 산수화’의 초기작이 태어났다.

아티스트 홍순명(b.1959)

1989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에꼴 데 보자르)
1983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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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명, Berlin. May 30, 캔버스에 유채, 259cmX194cm, 2009 / 사진=Courtesy of artist, 사비나미술관

홍순명의 세렌디피티적 발견은 프랑스 파리 유학시절 읽었던 하이젠베르크의 저서<부분과 전체>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그는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약 13년간 백인 사회 속 동양인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힘의 중심으로부터 배제된 주변인이자 사회의 중심에서 소외된 존재라고 느꼈다. 그런 그에게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는 중심인과 주변인 개념을 착안하고 배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제도 속에 편입되지 않은 주변인의 삶을 살면서 그는 중심이 있기 위해서는 그것을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주변이 있어야 하는 주변의 또 다른 속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견이 10여년의 작업 구상을 거쳐 2004년 전 세계 주요 언론 보도 이미지를 재편집하여 주변 이미지로 편집하는 사이드 스케이프(side scape) 연작으로 나타났다.

사비나미술관 공식 SNS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각 태어나 동시대에 작업을 하는 21인... 아티스트가 된 이유 자체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일 것이다.

이렇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마주친 일들이 계기가 되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발명이나 발견을 하는 생각을 '세렌디피티적 사고'라고 한다. 우리 모두 이런 경험을 하고있다.

세렌디피티적 발견을 경험한 참여 작가들의 흥미로운 일화와 사례, 작가노트를 통해 이번 사비나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전시는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이들이 새로운 영감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사비나미술관 신년특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serendipity)' 展은 4월 25일까지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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